<헬스메디 기사 발췌>

“밖에 있다가 안으로 들어오면 아무것도 안 보여서 순간 장님이 된 느낌이 들어요.”

회사원 이모씨(27)의 한탄이다. 이유는 다름 아닌 겨울철만 되면 어김없이 안경에 끼는 성에 때문이다. 잠깐 불편한 것이긴 하지만 매일 반복되다보니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다. 또한 사무실에 들어설 때뿐만 아니라 버스와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종종 시야가 흐려져 당황할 때도 많다. 근시 때문에 줄곧 안경을 착용해 왔다는 그는 최근 라식수술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중이다.

겨울은 라식, 라섹과 같은 시력교정술에 대한 문의가 많이 늘어나는 계절이다. 이는 스케줄이 막 시작되는 바쁜 봄이나 여가생활과 피서철이 맞물리는 여름에 비해 시간상 부담감이 덜하다는 것과, 겨울방학과 졸업 그리고 입학 전 시즌을 맞이하여 시력을 교정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느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안경을 벗는 것만으로도 큰 이미지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겨울철 라식, 라섹 수술을 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 솔직히 수술결과에 있어 여름과 겨울의 계절 특성에 따른 차이는 없다. 다만 겨울철이 수술을 받기에 적합한 여러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인 만큼 주의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무엇보다 수술 후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강한 자외선과 외부충격이다. 겨울이라고 해서 자외선을 우습게보면 큰 코 다친다. 봄, 여름에 비해 햇빛이 약해지긴 했어도 자외선을 포함하고 있는 것만큼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특히 눈이 내린 날은 날씨가 흐리더라도 눈에 반사된 자외선이 즉각적으로 눈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따라서 수술을 받은 지 얼마 안 된 환자가 스키장이나 눈썰매장 같이 온통 눈으로 덮인 곳을 찾는 것은 몹시 위험할 수 있다. 한겨울 스키장의 자외선 지수는 한여름 바닷가의 자외선의 약 4배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라식, 라섹 수술 후에 스키장을 찾는 다면 자외선 차단 고글 등은 필수 이다. 또한 겨울 스포츠인 스키, 스노보드, 눈썰매, 스케이트 외에 눈싸움, 빙판길에 의한 사고 등은 눈에 충격을 주어 수술 후 불안정한 각막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겨울철 안구건조증의 위험 역시 증가한다. 라식 후 호소하는 대표적 증상 중 하나인 안구건조증은 눈물 분비가 원활히 되지 않거나 너무 빨리 말라버려 눈이 시리고 이물감 등이 느껴지는 증상이다. 이는 건조한 실내 공기와 장시간의 컴퓨터 사용 등으로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겨울철에는 건조한 대기 때문에 안구건조증 환자가 늘어나기도 한다.

특히 라식, 라섹 후 예민해진 눈 상태를 가진 사람이라면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박여주고, 인공 눈물을 주기적으로 넣어주어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주며, 모니터를 장시간 응시하거나 TV를 보는 것도 일정기간 삼가는 것이 좋다. 

안과 전문의  강용홍 원장(분당서울안과)은 “시력교정술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시력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환자 스스로의 관리 노력이 필요하다. 수술 후 시력이 회복되고 불편한 증상이 나아졌다고 하더라도 사후 관리는 꾸준히 지속해 주어야 하며, 만약 문제가 생겼을 시 즉시 병원을 찾아 안과전문의의 면밀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도움말 = 안과전문의 강용홍(분당서울안과 원장)